1. 서 론
경수소, 중수소, 삼중수소는 중성자 개수로 세분화되는 수소 동위원소들이며, 각 원소는 각각 특정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중수소는 수명 개선이 중요한 유기 발광 소자 분야에서 발광층 혹은 전공수송층에 사용되는 소재에 중수 처리를 하면 그 정도에 비례하여 수명이 증가됨이 검증되었고 [1,2], 삼성전자의 갤럭시 S20에 적용된 바 있다[3]. 또한, 경수소-중수소 교환을 통해 얻어진 반도체 소자는 운동학적 동위원소 효과로 인해 수명이 10~50배 향상 된다고 보고된 바가 있어, 전자 산업으로부터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4]. 이 외에도 원자력 에너지 산업 (e.g. 핵융합 에너지[5]), 분석 기술 산업(e.g. 핵자기공명 [6], 중성자 산란[7]), 제약 산업(e.g. 신약 개발 [8]), 통신 산업(e.g. 광섬유 기술[9])에서 주목받고 있는 원소이다.
이러한 중수소 기반으로 합성된 물질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중수소는 경수소에 비해 자연계에 극히 드물게 존재하기 때문에(물 내 존재하는 성분비: 150 ppm[10]), 중수소를 추출하고 농축할 수 있는 수소 동위원소 분리 기술의 개발이 가격 경쟁력과 안정적인 공급량 확보를 위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대표적인 수소 동위원소 분리 기술에는 cryogenic distillation와 thermal cycling absorption process 등이 있는데, 분리된 물 동위원소를 전기분해를 하면 수소 동위원소 분리가 가능하다는 관점에서 Girdler sulfide process도 함께 언급된다. Cryogenic distillation은 각각의 동위원소의 끓는 점 차이를 이용 해 분리하는 기술인데, 2보다 낮은 동위원소 분리도를 보여주고 20 K 미만으로 미리 냉각시키는 과정 때문에 높은 에너지 소모가 요구된다[11]. The thermal cycling absorption process는 각각의 동위원소가 Pd와 화학 반응을 겪을 때 보이는 온도별 평형 압력이 다름을 이용하는 기술이고, -40에서 150°C 또는 -196에서 -100°C 범위에서 진행된다[12]. 비록 상대적으로 진보된 기술 이지만[13], 큰 온도 차이를 구현해야 하고 지속적이고 큰 규모의 분리 스테이지를 구축해야 한다는 한계점이 있다. 추가적으로, 수전해 반응에서 물 동위원소 간 분해 속도 차이를 이용해서 수소 동위원소 분리를 하는 방식도 있는데, 앞서 언급한 기술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분리도를 달성할 수 있고, 상온에서 공정 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14]. 국내에서는 효성화학이 전기 분해와 정제 공정 연계를 통해 연간 10톤의 중수소를 생산 설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분해 기반 공정의 경우 정제 후 남은 수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처럼, 기존에 상용화되어 있는 공정들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공정에 기반하기 때문에, 현재까지 많은 부분의 생산이 에너지가 저렴한 국가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공급 체인 확보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국가적으로 확보해야 할 주요 자원 기술로 고려될 수 있다.
최근 분리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흡착제에 기반한 수소 동위원소 분리 기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기초적인 흡착 거동을 관찰하는 수준에서 진행이 되고 있으며, 분리 온도가 저온에서 이루어져 기존에 공정과 마찬가지로 높은 에너지를 필요로 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또 다른 대안으로, 분리막을 이용하여 상온에서 수소 동위원소 분리가 가능한 기술에 대한 개발이 제안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컨셉적인 차원에서 분리 거동만 보고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제안되는 기술들은 향후 개선을 통해, 중수소 생산 효율을 크게 향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 총설에서는 수소 동위원소 분리막이 제조되는 과정과 작동 원리를 포함하여 선행 연구들을 소개하고 향후 연구 방향에 대해서 논하고자 한다.
2. CVD (chemical vapor deposition) 그래핀 기반 수소 동위원소 분리 기술 구현 사례
일반적으로 치밀한 소재로 제조되는 분리막은 분자체 원리, 이온교환특성, 용해 확산 원리 등에 의해 특정 물질에 대한 선택성을 가질 수 있으며, 압력이나 농도 차 등을 활용하여 물질의 이동을 유발한다. 하지만 수소 동위원소의 경우 실질적인 분자의 크기 차이가 없고, 화학적 특성이 유사하기 때문에 기존의 막 분리원리로는 선택성을 가지는 것이 불가능하다. 최근에 보고 되고 있는 분리막 기술은 전기화학적 반응에 기반하여 수소 동위원소를 분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외부에서 전위가 가해진 환경에서 수소 분자는 음극의 촉매에 의해 양성자와 전자로 산화되는데, 전자는 회로를 통해 이동하고 양성자는 막을 투과해 이동하게 된다. 최종적으로 양성자와 전자가 양극에서 재결합하여 수소 분자가 형성된다[15]. 이 기술을 수소 혼합물에 적용했을 때 동적 동위원소 효과로 분리가 가능하다. 그래핀과 질화 붕소 박막을 이용하여 전기화학 반응을 진행할 때, 수소 동위원소의 분리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제안이 있었다[16]. 아레니우스의 원리를 기반으로 한 분석 결과, 이차원 결정에서의 양성자와 중성자의 수송 에너지 장벽의 차이가 약 60 meV임을 발견했고, 이것이 뛰어난 분리 성능의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되었다. 이러한 발견을 통해, 상온에서 수소 동위원소를 분리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차원 소재 중에 상대적으로 대면적을 제작하기 쉬운 그래핀을 활용한 초기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 현상을 상용화 관점으로 평가하기 위해 대면적 화학기상증착 그래핀 기반 전기화학 소자에 관하여 연구가 수행되었다[16]. Fig. 1A에 보는 바와 같이 나피온 필름에 탄소 천을 붙인 뒤, 반대 면에 구리 위에 올라간 그래핀 필름을 hot press 기법을 이용해 접합했다. 식각으로 구리를 제거 후 노출된 그래핀을 보호하기 위하여 탄소 천으로 덮었다. Fig. 1B와 같이 제작된 소자에 고정된 양이온의 비율을 가지는 H2O-H2 및 D2O-D2 의 수증기-기체 혼합물을 주입하면서 전기화학 반응을 진행시키며 질량 분석기를 통해 생성된 기체종을 분석 하였다. 그 결과, 경수소가 우세하게 분리됨과 동위원소 분리도는 주입하는 경수소와 중수소 비율에 크게 영향 받는 것이 확인되었다. 1:1 비율의 경수소와 중수소가 주입될 때 약 90% 비율의 경수소 원소(HD와 H2 포함)가 검출되었으며, 상온에서 공정이 진행된 것임에도 동 위원소 분리도가 약 8로 확인되면서 인치 단위의 확대된 그래핀 기반 막으로도 우수한 성능을 보임이 검증되었다.
한편, 그래핀 기반 막 제작에 수반되는 식각 과정 중 나피온 막의 심각한 변형을 겪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면적 막 전극 어셈블리를 제작하는 새로운 방법이 제시된 바 있다[17]. Fig. 2A에서 보는 바와 같이, 먼저 구리 포일 위 그래핀에 Pd 필름을 도입하고, 그 위에 poly-(dimethysiloxane) (PDMS)를 적층했다. 그 후, 구리 포일 식각 후 그래핀에 나피온 막을 부착한 후 열처리를 통해 PDMS를 제거하였다. 생성된 막(최대 크기 65 mm × 65 mm, Fig. 2B)을 기반으로 하여 Fig. 2C에 보는 바와 같이 소자를 제작하였다. 1:1 수소와 중수소 혼합물에 대하여 반복적으로 성능 평가한 결과(Fig. 2D), 제작된 소자는 최대 동위원소 분리도 9.7과 평균 동위원소 분리도 8.1을 보임을 확인하였다. 추가적으로, 기존 방식으로 제작된 소자의 반복 성능평가도 수행해본 결과, 평균 6.8의 동위 원소 분리도를 확인됨으로써 본 연구에서 고안된 제조법이 성능 증대에 유효하고 주목할만한 대면적 소자를 구현했다고 판단되었다.
Clemson 대학 연구팀은 그래핀 기반 소자의 보고된 면적 표준화된 전도율(90 mS/cm2)이 50 μm 두께의 나 피온 막(12 S/cm2)에 비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18]. 연구에 따르면 100 mA/cm2의 전류 밀도에서 나피온 막은 8 mV의 저항 손실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 반면, 그래핀 기반 소자는 1.1 V의 상당한 손실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해당 연구진은 나피온/그래핀/나피온 샌드위치 구조를 제안하였다. 우선, 그래핀 막의 양면에 나피온 막을 접합 후 Pt/Carbon 코팅된 탄소 천 전극을 부착하여 막 전극 어셈블리를 제작하였다(Fig. 3A). Pt가 도입된 탄소전극을 양극 및 음극 소재로 사용하여 수소 동위원소 분리용 소자를 제작 하였다(Fig. 3B). 그래핀 유무에 따른 수소 주입 및 그래핀 유무에 따른 중수소 주입 조건에 따른 I-V 곡선을 조사한 결과, 수소 주입 시 효과가 미미했으나 중수소 주입 시 눈에 띄는 차이를 확인하였다(Fig. 3C와 3D). 특히 전류밀도, 가해진 전압, 동위원소 분리도가 각각 140 mA/cm2, -1.6 V, 8이었는데 [16], 본 소자의 경우 900 mA/cm2, -0.15 V, 14임이 확인되면서 수소 동위원소 분리 성능을 추가적으로 향상할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
톈진 대학 연구팀[19]은 수전해 반응 중 나피온 막의 팽윤이 소자의 안정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디자인의 장치를 제안했다. Fig. 4A 에 보다시피, 우선 나피온 막을 대신하여 친수성 폴리이미드 트랙 에칭 막(PITEM)을 지지체로 사용하였고, 구리 포일에 성장된 그래핀은 polymethylmetha-crylate (PMMA)을 이용해서 PITEM 위에 올려졌다. 그래핀/ PITEM과 그래핀/Nafion을 물에 담근 후 구조 분석을 해본 결과, 전자는 구조를 잘 유지했지만 후자는 갈라짐과 결함이 발견됨으로써 안정성이 검증되었다. 그러나 이 방식은 기판 위에 그래핀을 완벽하게 덮을 수 없었으며, 그래핀이 덮이지 않은 PITEM 기판의 구멍 영역을 봉합하기 위해 염화트리클로로메탄과 헥산의 혼합물, 그리고 수소화페닐렌디아민과 물의 혼합물을 사용한 계면 중합이 적용되었다.
Fig. 4B와 같이 electrochemical impedance spectroscopy (EIS)를 통해 제조된 막들의 양성자 전도도를 측정하기 위하여 소자를 제작하였다. 측정 결과, Fig. 4C 에서 볼 수 있듯이, PITEM 자체는 나피온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높은 전도도를 보였는데 이는 PITEM에 존재하는 구멍들에 의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PITEM에 계면 중합을 적용한 막은 4배 높아진 저항을 보이며 계면 중합 효과를 검증해주었다. PITEM에 그래핀이 올라 간 막과 추가적으로 계면 중합이 적용된 막은 낮아지는 전도도를 가짐이 확인되었다. 최종적으로 수소 동위원소 분리 성능을 측정하기 위하여 Fig. 4D와 같이 소자를 제작하였다. 전해질은 수소와 중수소 비율을 1:1로 맞춘 황산 용액을 사용하였고 Pt 전극을 음극 소재로, Pd가 도입된 그래핀 전극을 양극 소재로 사용하였다. 처음에는 오직 순수한 PITEM만 포함한 소자를 테스트 하였더니 4.0이라는 동위원소 분리도가 얻어졌는데, 이 결과는 이전에 보고되었던 Pt 촉매만을 통한 반응의 동위원소 분리 성능과 유사한 수치임이 확인되었다 [20-22]. 그래핀이 도입된 후에는 동위원소 분리도가 6.0으로 증가되었고, 이 값은 H2/D2 공급 조건으로 보고된 결과들보다는 낮았다. 이는 물에 노출된 그래핀의 결함 또는 균열로부터 발생된 결과라고 주장되었는데, 계면 중합을 적용한 소재의 동위원소 분리도가 8.6으로 더 증가된 결과를 제시하며 논지를 보강하였다. 추가적으로, 본 논문에서 측정된 성능을 설명하기 위해 동적 동위원소 효과를 기반으로 한 모델을 제시하였다. 핵의 무게와는 무관한 슈뢰딩거 방정식을 근거로, 그래핀이 형성하는 에너지 장벽은 영점에너지를 제외했을 때 양 이온 종에 관계없이 동일하다고 가정하였다(Fig. 5A). 따라서 동위원소 분리도는 두 양이온의 영점에너지 차이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여기서 영점에너지란 하이젠 베르그의 불확정성 원리에 의하여 0 K에서도 원자나 분자가 가지게 되는 에너지를 일컬으며 양자역학에서 다루는 기본 개념과 동일한 개념이다. 그래핀 유무에 따른 Pt(111)에서의 수전해를 통한 양성자 수송을 우선적으로 조사하였다. 그래핀 또는 Pt에 흡착된 물 분자의 양성자의 영점에너지는 229 meV임이 확인되었고, 그래핀 막이 있는 경우 산소 원자에서 떨어지는 양성자의 영점 에너지는 0 meV으로 계산된다(Fig. 5B). 한편, Pt(111)과 반응한 양성자는 산소 원자와 완전히 떨어지지 않으면서 78 meV의 영점 에너지를 가지게 되면서 전후 영점에너지 변화가 감소하게 된다(Fig. 5D). 따라서 그래핀의 존재가 영점에너지의 간극을 더 벌이게 함 (Fig. 5C)으로써 동위원소 분리 성능 증대 효과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계산 결과를 통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23].
3. 산화그래핀(graphene oxide (GO)) 기반 중수 동위원소 분리 기술 구현 사례
한편, 수소 동위원소는 자연계에서 대부분 물(중수)의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물에서 직접적으로 중수소가 포함된 물질을 추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2020년 퀸즈대학 연구팀은 우수한 거부율, 높은 흐름, 에너지 효율성을 가지는 산화 그래핀 막이 물 동위원소 분리 기술에 적용해볼 만하고 주장하였다[24]. 평균 측면 크기가 0.57 μm, C/O 비율이 2.42인 GO-1과 평균 측면 크기가 0.23 μm, C/O 비율이 2.25인 GO-2를 산화알루 미늄 필터에 진공 여과 방식으로 적층함으로써 막을 제조(Fig. 6A)하였고, 분리성능은 물 동위원소 혼합물이 존재하는 reservoir에서의 중수 농도와 막을 통과한 후의 물에서의 중수 농도를 이용하여(Fig. 6B) 거부율로 표현되었다. 이 경우 앞선 논문들과 달리 전기화학적인 방법을 활용하지 않고, 일반적인 가압형식으로 실험을 진행하였다는 특징이 있다. 막을 제조하는 데 사용한 산화 그래핀 용액의 부피에 따른 거부율을 조사해본 결과, 지나치게 낮은 부피(얇은 그래핀 막)에서는 막 압력을 버틸만한 기계적 강도가 나오지 않고, 과도하게 많은 부피 조건(두꺼운 그래핀 막)에서는 산화 그래핀 뭉침으로 인해 성능이 각각 낮아짐을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산화그래핀의 적층 구조가 분리성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25]. 이러한 두께에 대한 경향성은 산화기가 다른 산화그래핀 막에서 동일하게 관찰이 되었다(Fig. 6C와 6D). 또한, 더 큰 크기의 GO-1 기반 산화 그래핀이 더 우수한 거부율을 보이고 산화도 가 높은 GO-2 기반 산화 그래핀 기반 막이 우수한 여과 액체 흐름을 보이는 점과 여타 분리 기술에 관한 선행 연구 결과들을 함께 제시하며, 산화 그래핀의 물리 화학적 특성 또한 분리 성능을 결정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주장하였다. 본 연구에서 최대 동위원소 분리도는 약 4로 제시되었는데, 이는 전기화학적 방식에 비하여 다소 부족한 성능이지만, 가압만으로도 상온에서 수소 동위원소를 분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전기 화학적 방식은 양성자가 그래핀 표면을 통과하면서 배리어 효과를 누리는 점에 반해 단순 가압의 경우 층간 공간을 지나면서 표면과의 상호작용으로 분리 성능이 일어나기 때문에 더 큰 분리가 일어날 수 있는 적층 구조를 구현하는 것에 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4. 수소 동위원소 분리막 연구 방향 및 결론
현재까지 분리막을 이용한 수소 동위원소 분리 기술은 대체로 전기화학반응을 기반으로 개발되어왔다. 상온에서 작동이 가능하고, 다른 기술 대비 우수한 분리 성능을 보이지만, HD 생성이 불가피하고 상용화에 적합한 대규모 소자와 공정을 개발하기 위해서 여전히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상용화 관점에서 본다면, 수소를 선택하는 분리 막 시스템 보다는 중수소를 선택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 공정에 활용하는 데 유리할 것이다. 실제로는 주입될 중수소의 양이 수소의 양 대비 매우 적으므로, 기존 기술로는 수소를 가진 분자를 제거하는 데 더 많은 공정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미량으로 존재하는 중수소를 선택적으로 분리하는 특성의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가압 작동 방식에 기반한 중수소 선택적인 분리막과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수소 동위원소 분리 기술의 효율을 향상하는 데 필요할 것이다.
현재까지 구현된 소재를 살펴보면, 막 제조를 위해 그래핀이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이 되고 있다. 그래핀은 산업적 측면에서 화학적 기계적 내구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구조 및 원자조성제어 용이성 때문에 기체 및 용매 분리 분야에서 주목받는 소재이다[26]. 특히, 흑연 의 산화 반응을 통해 산소 기능기를 가지면서 흑연에 비해 더 큰 층간 간격을 가지는 산화 그래핀을 얻을 수 있는데[27], 산화 조건에 따라 층간 간격과 기공의 크기 와 비율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정교한 제조가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래핀 기반 막 연구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slot-die coating 기술을 활용한 연속 제조 공정을 통해 대면적 제조가 가능함이 규명되고 있어[28], 적절한 구조제어를 통한 선택성을 향상할 수 있다면, 빠른 상용화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우선적으로 높은 중수소 선택성을 부여하기 위한, 구조 제어(기공 크기 및 밀도 [29,30], 층간 제어[25,31], 기능기 제어[32], 막 두께 [33], 다른 소재와의 복합화[34]) 및 메커니즘 규명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핀 외에도 기존에 중수소 선택적 흡착 성능을 보이는 금속유기골격체와 제올라이트등과의 복합화 전략도 고려해 볼 만하다[35-37]. 특히 다양한 이차원 구조의 제올라이트 및 MOF[38,39]의 경우 그래핀이 활용된 소자 시스템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요약하면, 수소 동위원소 분리 기술은 기존 기술이 높은 에너지 비용과 낮은 효율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도전적이면서도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기존 기술들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있어서 막을 이용한 방식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이 논문에서는 막을 이용한 선행 연구와 이에 관련된 작동 원리를 소개하였다. 진행된 연구들은 대체로 전기화학 방식을 사용하였는데 태생적 한계점을 보이고 있어서, 새로운 방식의 동위원소 분리 기술이 필요해 보인다. 그 동안 보여왔던 가압 방식의 막을 통한 분리 기술이 보인 성과물들을 참고했을 때, 수소 동위원소 분리 기술에 적용해볼만 하다고 판단되고, 아직 사례가 없기 때문에 그 연구 가치는 높을 것이라 예상된다.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막 합성에 수반되는 재료과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정교한 제작이 요구될 실정이다.